솔직히 말해서 저도 혹했어요
제가 다이어트라는 걸 처음 진지하게 결심했던 건 40대 초반 건강검진 결과 때문이었어요. 고지혈증 수치가 기준치 넘기고, 간 수치도 살짝 올라가 있더라고요. 예전엔 그냥 배 나왔다 싶으면 하루 이틀 덜 먹고 말았는데, 그게 통하지 않더라고요. 운동도 싫어하고, 그렇다고 식단 조절은 더 어려워서 계속 미루다가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던져준 영상 하나를 보게 됐어요.
“2주 15kg 감량 성공! 비포 애프터 대공개!”
그 말이 눈에 딱 박히더라고요. 댓글에는 “진짜 효과 봤어요”, “저도 10kg 빠졌어요” 이런 말들이 잔뜩 달려 있었고요. 반신반의하면서도, 저도 속으로 생각했죠.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엔 진짜 해보자.’
결국 그 영상에서 소개한 식단, 루틴, 운동법을 따라 하기로 했어요. 매일 기록하면서 2주만 진짜 해보자고요. 그리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지금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어요
첫날부터 어질어질
그 영상에선 간헐적 단식 + 극단적인 저탄수 + 고강도 운동을 조합하라고 했어요. 하루에 두 끼만 먹고, 탄수화물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줄이고, 매일 1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라는 거였죠.
솔직히 말해서 첫날부터 힘들었어요. 아침에 공복 상태로 걷기부터 시작했는데, 배는 고프고 머리는 멍하고 기분도 이상하더라고요. 오후엔 집중도 안 되고 손에 힘도 안 들어갔어요. 그래도 ‘2주만 참으면 15kg 빠진다’는 말 하나만 믿고 버텼어요.
식단은 닭가슴살, 삶은 계란, 오이
정말 지독하게 제한했어요. 아침은 안 먹고, 점심은 닭가슴살 100g에 삶은 계란 하나, 오이 몇 조각. 저녁은 두부 반 모에 방울토마토 몇 개. 간식도 일절 없이 물만 마셨어요. 커피도 블랙만, 설탕이나 프림은 절대 안 넣고요.
이런 식단을 평소에 해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멘탈이 좀 흔들렸어요. 밥 냄새 맡으면 괜히 짜증나고, 가족들이 라면 먹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입맛 다시게 되고요. 그래도 ‘2주만 참자’고 계속 되뇌었어요.
운동도 무리해서 했어요
유튜버가 추천한 운동은 점핑잭, 버피 테스트, 스쿼트, 팔벌려 뛰기 이런 거였는데, 매일 한 시간씩 반복하라고 되어 있었어요. 처음 3일은 기세 좋게 따라 했어요. 그런데 4일 차부터는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40대니까 체중도 있고 관절도 약해졌는데 그런 건 생각도 못 하고 무작정 따라 한 거예요.
결국 무릎에 얼음찜질 하면서도 운동은 계속 했어요. ’15kg 빠지면 이런 고통쯤은 견딜 수 있어’라는 마음이었어요.
첫 주 결과, 정말 빠지긴 했어요
일주일이 지나고 체중계를 딱 올라갔는데, 5.8kg가 빠져 있었어요. 그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이 묘했어요. “진짜 빠지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희망이 생겼어요. 복부도 조금 들어간 것 같고, 바지도 살짝 헐렁해졌고요.
이때부터는 더 독하게 마음먹었어요. 하루 1리터씩 물 마시고, 저녁은 더 줄이고, 운동 시간도 20분 늘렸어요. 주변에서 “요즘 얼굴 좋아 보인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스스로 뿌듯했어요. 물론 속은 쓰리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있었지만요.
2주가 끝났을 때, 몸무게보다 더 놀라운 게 있었어요
14일째 되는 날 아침,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총 8.9kg가 빠져 있었어요. 목표했던 15kg까지는 못 갔지만, 정말 엄청난 수치였죠. 사진으로 비교해보면 얼굴 살도 많이 빠졌고, 옷 핏도 확실히 달라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일상생활이 힘들었어요. 잠도 깊이 못 자고, 어지럼증에 손발 저림까지. 피부도 푸석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병원 가서 피검사 했더니 단백질 수치랑 혈압이 낮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몸무게는 줄었는데, 몸은 망가지고 있었어요.
결국 다시 돌아온 요요, 그리고 후회
다이어트를 끝내고 ‘이제 좀 먹자’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문제였어요. 속이 허하니까 단 음식이 엄청 당기더라고요. 밥 한 숟갈 먹으면 멈출 수가 없고, 입맛도 폭발하고. 그렇게 일주일 만에 3kg이 다시 쪘어요.
더 무서운 건 살이 찌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는 거예요. 몸이 극한의 굶주림을 경험해서 그런지, 똑같이 먹어도 전보다 더 잘 찌는 느낌이었어요. 결국 한 달 후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고, 무릎 통증이 더 심해졌고요.
무리하게 빼면 안 된다는 걸 온몸으로 배웠어요. 살만 빠지면 되는 줄 알았는데, 건강 잃으니까 아무 소용 없더라고요.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루에 300g씩 천천히 줄이자고요. 무조건 굶거나 운동을 과하게 하지 않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예를 들어 계단 오르기, 저녁 식사 조금 줄이기, 간식 줄이기 같은 거요.
한 달에 2~3kg 줄이는 걸 목표로 해도, 1년이면 24~36kg 줄일 수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편해지더라고요.
그리고 건강한 다이어트는 멘탈도 같이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 빼면 유지도 안 되고, 몸만 망가져요. 이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마무리하며
혹시 “2주 15kg” 이런 광고나 영상 보고 혹하신 분들 있으실 거예요. 저도 해봤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어요. 그런데 그 끝이 결코 좋지 않았어요. 체중만 볼 게 아니라,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꼭 생각해보셔야 해요.
한 줄 요약
2주 15kg 가능은 가능하지만,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단기간 목표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다이어트가 진짜 정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