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찌는 안주, 제가 찾은 현실적인 해결책

혼술이 일상이 된 어느 날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밤 시간이 제 유일한 자유 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혼술이 일상이 됐어요. 특히 하루종일 아이한테 시달리거나, 육체노동처럼 느껴지는 집안일 마무리하고 나면 뭔가 보상받고 싶잖아요. 그때 맥주 한 캔에 소소한 안주 곁들이는 시간이 진짜 힐링이었어요. 문제는… 그게 매일이 되면서 체중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거죠.

처음엔 “에이,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었어요. 하루에 맥주 한 캔, 마른안주 몇 점, 냉동만두나 소시지 몇 개. 그런데 어느 순간 바지 허리가 점점 타이트해지고, 셔츠 단추가 잘 안 잠기더라고요. 체중계에 올라갔을 땐 이미 4kg 가까이 늘어나 있었고요. 그때부터 혼술을 끊어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어요.

포기할 수 없는 안주의 유혹

솔직히 혼술은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게 제 하루를 견디는 원동력이기도 했고, 남편과 아이 재우고 나서야 비로소 저만의 시간이니까요. 대신 안주를 바꿔보기로 했어요. 기름진 음식이나 가공육, 탄수화물 위주의 안주는 끊고, 살 안찌는 안주를 찾아보기로 한 거죠.

근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어요. 마트에서 파는 안주는 대부분 고칼로리였고, 건강하게 먹으려면 준비도 귀찮고 재료비도 많이 들더라고요.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들은 너무 이론적이거나, 일반인이 하기엔 번거로운 방식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먹어보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걸로만 추려서 시작했어요.

제가 직접 먹어본 살 안찌는 안주

처음에 시도했던 건 두부였어요. 두부에 들기름 살짝 두르고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우니까 바삭하면서도 담백하더라고요. 거기에 간장+와사비 소스 찍어 먹으면 훌륭한 안주가 됐어요. 칼로리도 낮고 단백질도 풍부해서 먹고 나면 배도 어느 정도 차더라고요.

다음으로 시도한 건 방울토마토랑 치즈였어요. 처음엔 별로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방울토마토 6~7개에 모짜렐라 슬라이스 1장 잘라서 같이 먹으니까 새콤하면서도 고소하고, 술안주로 손색이 없었어요. 간편해서 재료 손질도 거의 필요 없고요.

또 자주 먹었던 게 삶은 계란이에요. 따뜻하게 데운 삶은 계란에 소금 살짝 찍어서 한입, 맥주 한모금.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담백한 게 술맛을 해치지 않아서 좋았어요. 특히 배가 쉽게 불러서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고요.

당근스틱, 오이, 셀러리 같은 생야채도 시도했는데, 여기엔 저염 된장이나 플레인 요거트에 소금 살짝 넣은 소스 만들어 찍어 먹었어요. 입이 심심할 때 아주 괜찮은 안주였어요. 씹는 소리도 기분 좋고, 식이섬유 덕분인지 다음날 속도 편하더라고요.

한동안 실패도 있었어요

물론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어요. 입이 심심하다고,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까” 하며 냉동 치킨 꺼내 먹었던 날도 있었고, 맥주 1캔만 마시려다가 기분 좋아져서 2캔 마시고 과자까지 먹었던 날도 있었어요.

근데 중요한 건 실패했다고 끝내지 않는 거였어요. 저는 “내일부터 다시!” 이 마인드로 매일 초기화했어요. 아예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건 절대 못 하겠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기름진 안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유통기한 길고, 냉장고에 늘 두기 편한 안주 재료를 기본으로 준비해뒀어요. 두부, 삶은 계란, 방울토마토, 치즈, 생야채. 이건 집에 늘 있는 재료니까 굳이 새로 장보지 않아도 되고, 바로바로 꺼내 먹기 좋았어요.

달라진 몸과 습관

이런 식으로 혼술은 그대로 유지하되 안주만 바꾸는 식으로 생활을 바꾼 지 2달쯤 됐을 때, 몸이 달라졌어요. 체중은 딱 2.5kg 정도 줄었고, 얼굴 붓기가 확실히 줄었어요. 예전엔 아침마다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 지금은 거울 보면서 “좀 살아있네?” 싶은 날이 많아졌어요.

무엇보다 속이 편해졌다는 게 제일 커요. 밤에 자고 일어날 때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아침에도 화장실 잘 가고요. 전에는 알코올에 안주까지 과하게 먹어서 아침에 늘 피곤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절제’가 가능해졌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술 마시면서 안주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집어 먹었는데, 지금은 안주를 정해진 만큼만 준비하니까 먹는 양 자체가 줄어들었어요. 덕분에 음주 습관 자체가 건강하게 바뀌었다는 느낌이에요.

살 안찌는 안주 선택 요령

지금까지 경험해보니까 살 안찌는 안주는 ‘저열량 + 고단백 + 자극 적음’ 이 세 가지를 만족하는 게 핵심이에요. 양념이 과하거나 튀긴 음식은 피하고, 너무 짜거나 탄수화물 위주도 피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포만감이 오래 가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조합은 이렇습니다.

  • 구운 두부 + 간장와사비

  • 방울토마토 + 슬라이스 치즈

  • 삶은 계란 + 소금

  • 오이 + 저염 된장

  • 브로콜리 찐 것 + 마요소스 약간

  • 닭가슴살 슬라이스 + 겨자소스

이건 전부 제가 실제로 자주 해먹는 조합이고, 준비 시간도 거의 안 들어서 꾸준히 하기 좋아요. 배달음식 유혹을 줄이려면 이렇게 미리 준비해두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술은 마셔요

지금도 혼술은 계속하고 있어요. 다만 예전처럼 맥주만 고집하지 않고, 와인이나 소주도 가볍게 즐기고 있어요. 중요한 건 양조절과 안주 선택이라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술부터 끊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포기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게 더 현실적인 다이어트라는 걸 직접 체험했어요. 완벽하게 끊을 수 없다면, 덜 해롭고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한 줄 요약

술을 끊지 않아도, 안주만 바꿔도 몸은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